기타 제조업 SW 개발자는 어떻게 사는가?(2) 2009/05/22 10:17 by 중년아무로

어제에 이어 과연 제조업 SW 개발자는 어떤 일을 하는가에 대해 좀 더 정리를 할께요.

- 설계시작에서 정한 기능 및 품질 수준에 다다르면 이제 양산시작이라는 단계를 준비하게 됩니다. 어떤 고생 끝에라도 설계시작단계가 끝나면 기능은 거의 구현된 상태라서 안정화 관련 소프트웨어 인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산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바쁘게 됩니다. 제조 라인에서 중간 중간에 제품 검사를 위한 소프트웨어, 제조 완료 후에 최종 검사를 위한 소프트웨어등에 집중하게 되죠. 

이 때 예외라면 PC 주변기기 개발할 때는 이 때 부터 driver와 그에 따른 유틸리티를 상품화 수준으로 올리게 됩니다.굉장히 바쁘죠. 디자인 팀에 아이콘 및 UI 개발 요청하고, 기존에 Windows용 프로그램과 호환성 확인하여 디버깅하는일...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PC Windows용 driver 개발 업무 맡는 것을 굉장히 꺼렸어요. 양산시작단계에 오면 땡보가되어 꿀도 빨고 짱 박히고 조금 야근도 줄고 해야 하는데, 드라이버와 엮기면 출시전까지 아니, 출시 이후에도 계속 괴롭거든요.RTOS/Firmware 관련한 인력 중에 5명 정도만이 windows driver 개발 업무를 같이 했는데 그 중에 저도있었습니다. 꼬였어요. ㅠ.ㅠ

인증팀에서는 EMI, FCC, Blue angel certification, BAM등의 인증을 하러 다닙니다. 회사 가서야 알았는데 수출 좀 하려고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한 제품으로 10개도 넘는 인증을 받으러 다니더군요. 이분들은. 아... 내수할 때는 Q마크를 제품 본체에 붙이는데  너무 촌스러워 제품 디자인을 망친다고 디자인팀에서 정말 싫어 했어요.

양산시작단계에서 생산된 제품은 시장에 풀리는 제품으로 최종 양산 직전에 체크하는 단계라고 할까요? 그 전까지와 달리 이 단계에서는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하면 담당자는 "죽습니다."

저도 4년간 2번 쯤 생명의 위협을 느꼈습니다. 회사에서 처음하는 종류의 제품이라 공장장까지 라인에 나와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과장님이 개인사정으로 못오셔서 제가 소프트웨어팀 왕고로 참가하고 있었는데,  나온 첫번째 제품부터 불량 판정 받아 쭉 20대 정도가 연속으로 불량 판정. 라인에서는 56초 마다 한대 씩 제품이 나오는데... 40대 생산하고 라인을 세웠습니다.4시간정도 한개 양산 라인을 할당 받아서 생산 인력 50명 정도가 투입했는데 한 시간 생산하고 라인 세웠습니다. ㅠ.ㅠ 당장 3시간 라인이 세우게 생겼으니 개발 직원들 정말 황천길 바로 가는 줄 알았습니다. 생산부서에서는 1분이라도 라인이 멈추면 세상이 끝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양산단계 전까지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고 해결 완료되면 박스에 제품을 실어 창고로 보냅니다. 이렇게 해서 문제가 해결되면 얼마후에 양산이 시작되고 양산은 생산부서가 알아서 하니까 개발입장에선 하나의 제품이 끝나게 된거고, 상품기획에서 새로운 개발의뢰가 있기 전까지는 "칼퇴근"을 하면서 인터넷도 즐기고... 좀 여유있죠.

- 회사에 customer service (CS) 인력이 많이 있기 때문에 고객 클레임이 개발 부서까지 오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딱 3번 제가 직접 고객 site에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xx텔레콤 입찰 BMT할 때 기술지원, 나머지 두번은 납품된 후에 군부대와 동사무소에서 문제가 발생해서 지원나갔는데, 종로에 X동사무소하고 X기사는 정말 이상한 프로그램을 쓰더군요. 우리 제품과는 잘 안 어울리는.... 동사무소 건은 어찌어찌 해결했는데... 군부대는 우리 제품의 메모리 덤프와 그 상태에서의  PC 메모리 덤프를 다 받아와서 디버깅을 해야 하는데, 다 알다시피 Floppy나 USB로 부대에서 그것을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고.. ㅠ.ㅠ 하여간 그 때 그거 해결하면서 나름 동안 이었던 얼굴이 폭삭 늙었습니다.

- 대강 정리된 거 같네요. 사실 제조업에서 근무하는 SW 개발자는 생각외로 많은 것 같은데 그 생활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고 또 전공자들도 좀 이쪽으로 취직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아서 글을 한번 써 보았습니다. 그런데 글 솜씨가 부족해서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다음에는 제가 경험한
  • 제조업 SW 개발자의 장점과 단점
  • 부품 국산화해서 비용절감하다가 개발자 죽어나는 이야기 (약간 민감한 내용이 있을 거 같아서 고민중...)
  • 제품 개발(development) vs. 연구소 근무(research)
등의 아이템으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혹시나 궁금한 거 있으시면 리플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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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xeraph 2009/05/22 11:37 # 답글

    세상이 끝나는 것이군요 (...) 인증할 때 개발자가 문서 작업도 많이 하나요? 뭐 인증별로 특히 주의해야 될 점이라든지.. RTOS나 하드웨어 관련된 경험담은 별로 없어서리 주로 자료를 어떤걸 참조하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그런 것도 궁금하고 그렇군요..
  • 중년아무로 2009/05/24 01:52 #

    답이 늦었네요. 사실 소프트웨어팀은 인증에서 별로 간여되는일은 없었습니다. 주로 하드웨어팀과 기구설계쪽에서는 많은 준비를 하더라구요. 물론 제가 있던 회사는 큰 회사는 아니어서 저도 하드웨어팀 노가다를 많이 도와주긴 했습니다만 인증은 프로젝하면서 옆에서 본것이 전부라서요
  • 키온 2009/05/22 12:39 # 답글

    상대적으로 쉬울줄 알았던 BT인증도 막상 일이 꼬이면 고생들 하시더군요.
    암튼 인증이 목표는 아니지만 인증과정이 중요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 darkjl 2009/05/22 15:29 # 답글

    제조업 이라 해서 제조업을 상대로 하는 개발자를 말하는줄알았다는 ; ㅂ; 아 커널이 싫어서 RTOS는 포기 했다는 ; ㅂ;
  • 중년아무로 2009/05/24 01:54 #

    Kernel 공부 싫어하시는 분들 아주 많다능...이 일을 하면서도 싫어하는 사람들 있었다능... 제조업을 상대로 하는 ERP 같은 거 개발하시는 분들은 생산 공정이나 프로세스를 저보다 더 잘 아실거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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